요양원 생활3년차, 남자 요양보호사로 살아가기
요양원 복도에 처음 발을 들였던 그날의 긴장감과 설렘이 아직도 생생하다. 낯선 공간, 낯선 얼굴들, 그리고 앞으로 마주할 새로운 일들에 대한 기대와 두려움이 교차했다. 남자 요양보호사라는 직업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없는 길이었다. 하지만 나는 이 길을 선택했다. 누군가의 삶에 작은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시작한 일이었다.
요양보호사가 되기로 결심한 계기는 어머니의 병환이었다. 가족 중에서 내가 가장 많은 시간을 어머니와 보냈고, 그 과정을 통해 돌봄의 가치와 중요성을 깨달았다. 어머니를 돌보는 일은 힘들었지만, 그만큼 소중한 추억과 보람을 안겨주었다. 그래서 이 경험을 바탕으로 전문적으로 누군가를 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 출근 날, 요양원의 문을 열고 들어섰을 때 맡았던 소독약 냄새와 조용한 분위기는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다. 대부분의 동료들은 여성분들이었고, 나는 그들 사이에서 유일한 남자였다. 어색함을 느낄 새도 없이 업무가 시작되었다. 기저귀 교체, 식사 보조, 침상 정리, 어르신들의 이동 보조 등 생각보다 다양한 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서툴렀다. 동료들의 빠른 손놀림과 능숙한 대처를 보며 많이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섬세함이 필요한 부분에서는 부족함을 느꼈다. 하지만 체력적인 면에서는 내 강점을 살릴 수 있었다. 무거운 물건을 옮기거나 어르신들을 안전하게 이동시키는 일에서 앞장섰다. 그렇게 조금씩 나만의 역할을 찾아갔다.
3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때로는 몸이 지쳐서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고, 동료들과의 갈등으로 마음이 힘들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어르신들의 따뜻한 미소와 감사의 말씀이 큰 힘이 되었다. "고맙다"는 한 마디에 피로가 사라지고, 내가 이 일을 왜 시작했는지 다시금 떠올리게 되었다.
동료들과의 관계도 중요했다. 대부분이 여성이다 보니 생각의 차이나 소통의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과 대화로 문제를 풀어나갔다. 갈등이 생길 때마다 피하지 않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며 해결했다. 그 과정에서 인간관계의 중요성과 협력의 가치를 배우게 되었다.
요양원에서의 일상은 단순한 돌봄을 넘어 삶과 죽음,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만들었다.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인생의 지혜를 배웠고, 그들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하며 삶의 의미를 되새겼다. 이곳은 단순한 시설이 아니라, 한 사람의 인생이 담긴 공간이었다.
남자 요양보호사로서의 삶은 결코 쉽지 않았다. 사회의 편견과 고정관념에 부딪히기도 했고, 스스로의 한계에 좌절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내가 선택한 이 길의 의미를 다시 생각했다. 성별은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진심으로 어르신들을 대하는 마음과 그들을 향한 존중이었다.
이 책을 통해 내가 경험한 이야기들을 나누고자 한다. 요양원에서의 일상, 동료들과의 관계, 어르신들과의 소중한 추억, 그리고 그 속에서 성장한 나의 모습을 담아보고 싶다. 이 글이 요양보호사의 일을 궁금해하는 분들께는 현실적인 정보와 공감을, 같은 길을 걷는 분들께는 위로와 응원이 되었으면 한다.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들은 나의 개인적인 경험이지만, 동시에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일 것이다. 요양보호사의 일은 힘들지만 그만큼 보람 있고 가치 있는 일이다. 그리고 남성들도 이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요양원 생활3년 차를 맞이하며, 나는 여전히 배워야 할 것이 많다고 느낀다. 매일매일이 새로운 도전이고, 그 속에서 성장하고 있다. 이 책이 누군가에게 작은 용기가 되고, 요양보호사의 가치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안녕하세요.
요양보호사로서 지난3년간 어르신들과 함께하며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습니다. 처음 이 길을 선택했을 때는 두려움과 설렘이 공존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 일이 제 삶에 얼마나 큰 의미를 지니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 책에는 요양원에서의 일상, 동료들과의 이야기, 그리고 어르신들과 나눈 소중한 순간들이 담겨 있습니다. 남자 요양보호사로서 마주한 도전과 성장의 과정을 솔직하게 전하고자 했습니다. 성별과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돌봄의 가치를 공유하고 함께할 수 있음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저의 작은 경험이 요양보호사를 꿈꾸는 분들께는 길잡이가 되고, 이 분야에 관심이 있는 분들께는 현실적인 이해를 도울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앞으로도 어르신들의 행복과 존엄을 위해 노력하며, 더 나은 돌봄 문화를 만들어 나가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